위키백과는 커뮤니티가 아니다, 그러나 위키백과는 커뮤니티이다.
위키백과는 백과사전이다. 그래서 백과사전 자체에는 사실 커뮤니티가 필요없다. 따라서 위키백과도 커뮤니티 없이 작업을 진행해도 괜찮을 것이다. 그러나, 그 위키백과를 쓰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필요하고, 사람들은 모이기 마련이다. 그리고 시간이지나게 되면 관계가 형성되면서, 커뮤니티가 생기고, 진행하면 할수록 이 커뮤니티는 커져 나간다. 드디어 소모임(위키백과:위키프로젝트)가 생기고, 성격에는 상관없이, 그보다는 더 큰 항구적인 모임 (에스페란자나, 한오백년 같은)도 생겨나게 된다. 따라서 위키백과는 커뮤니티다. 그러나 커뮤니티일 수 없는(?) 커뮤니티이다. 그리고 그것이, 위키백과가 지고 나가야 할 진정한 십자가리라.
위키백과는 유저박스를 원하지 않는다. 그러나 위키백과는 유저박스를 원한다.
사실 '유저박스'를 위키백과에서 중요시하게 봐야 하는 이유는, 그것이 위키백과의 커뮤니티 내에서 생겨난 자생적인 하나의 '문화'이기 때문이다. 그러나, 이 문제에 대해서는 2006년 초부터 시작된 많은 논쟁이 있었고, 현재 GUS등의 대체 방안이 출시되기는 했지만, 그 결론적인 향방은 아직 모호하다. 사실 이것이 또 하나의 모순을 보여준다. 유저박스의 문제는, 권력의 문제로도 직결된다. 유저박스에 반대하고, 계속해서 아티클 생성에 앞서주기를 바라는 아티클측, 그러나, 이미 커뮤니티이고,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유저박스 옹호측. 어디가 옳은가? 나는 당연히도 후자에 섰다. 그리고 그것은 위키백과가 공적이어야만 하는 곳이냐, 아니면 사적일 수 있는 곳이냐라는 문제를 우리에게 제기한다. 이렇듯이, 현재의 유저박스 문제는, 사실 단순한 권리 문제가 아니라, 위키백과의 정체성을 결정하고, 그 이상의 승패를 결정하며, 위키백과의 미래를 결정하는 또 하나의 치열한 승부이다.